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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양극화] Chang and Park (2025) 부정적 감정이 투표 선택에 미치는 영향?

Dr. Julia 2025. 2. 14. 07:59

📢 한국 대선에서 ‘부정적 감정’이 후보 평가에 미치는 영향 – 부패 스캔들이 유권자의 인식과 투표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가?


🧐 부패 스캔들이 유권자의 인식을 어떻게 왜곡할까?

우리는 흔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을 비교하고, 자신과 가장 가까운 정책을 지지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정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편견이 섞인 왜곡된 인식(perception bias) 을 통해 후보자를 바라봅니다.

특히, 부패 스캔들 같은 대형 정치 사건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이념적 위치를 오판하게 만드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 "Negative Emotions, Projection Bias, and the Vote Choice in South Korea"(2025) 는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중심으로, 부패 스캔들이 유권자들의 후보 평가와 투표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들이 간과했던 "유권자의 감정(emotions)" 이 투표 행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유권자들이 싫어하는 후보를 실제보다 더 극단적인 위치에 놓는 '대비 효과(contrast effect)' 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핵심 발견입니다.


🔥 왜 감정이 정치적 판단을 왜곡할까? - ‘투사 편향(Projection Bias)’ 이론

연구자들은 ‘투사 편향(Projection Bias)’ 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감정에 따라 후보자의 이념적 거리를 다르게 인식하는지를 설명합니다.

📌 투사 편향이란?

  • 유권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실제보다 자신과 더 가까운 위치에 있다고 인식합니다. 👉 동화 효과(Assimilation Effect)
  • 반대로, 자신이 싫어하는 후보는 실제보다 더 극단적인 이념을 가진 것처럼 평가합니다. 👉 대비 효과(Contrast Effect)

즉, 객관적인 후보의 정책과 상관없이, 유권자의 감정이 후보를 보는 렌즈를 왜곡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투사 편향이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 시기가 바로 부패 스캔들 같은 정치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입니다.


⚖️ 2016-2017년 박근혜 탄핵 사건과 대선 – 감정이 만들어낸 인식 왜곡

🏛️ 박근혜 탄핵, 그리고 2017년 조기 대선

2016년 말부터 한국 사회를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은 엄청난 정치적 격변을 가져왔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측근 최순실과 함께 대기업들에게 기부를 강요한 혐의로 탄핵되었습니다.
  •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전원 일치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파면되었습니다.
  •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했기 때문에, 2017년 5월 9일 조기 대선이 치러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감정은 극도로 고조되었고, 정치적 갈등은 심화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강렬한 부정적 감정 이 유권자들의 후보 평가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분석했습니다.

 

🔍 연구 방법 – 어떻게 분석했을까?

이 연구는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전과 대선 이후 유권자들의 감정과 정치적 태도가 후보자에 대한 인식과 투표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설문조사 데이터와 고급 통계 모델을 결합한 실증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연구진이 사용한 주요 방법론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1️⃣ 데이터 수집 – 두 개의 설문조사 활용

연구진은 2017년 대선 전후 실시된 두 개의 국가 수준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1. 2017년 박근혜 탄핵 결정 직전 설문조사
    • 연구기관: 한국리서치(Hankook Research)
    • 조사 대상: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후 유권자들의 감정 및 정치적 태도
    • 주요 질문:
      • 박근혜 부패 스캔들에 대한 감정 (분노, 혐오 등)
      • 탄핵 찬반 여부
      • 예상되는 대통령 후보들의 이념적 위치 (0=극좌 ~ 10=극우)
      • 선호하는 후보
  2. 2017년 대선 이후 설문조사
    • 연구기관: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 EAI)
    • 조사 대상: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 결정
    • 주요 질문:
      • 박근혜 부패 스캔들에 대한 감정 변화
      • 대통령 후보들의 이념적 위치에 대한 재평가
      • 최종 투표한 후보

이 두 개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탄핵 이전과 이후의 유권자 인식 변화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 2️⃣ 분석 모델 – ‘이질적 근접 모델(HPM)’ 사용

일반적인 공간 투표 모형(Spatial Voting Model)은 유권자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가장 가까운 후보를 선택한다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유권자의 감정적 반응이 후보 평가를 왜곡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이질적 근접 모델(Heteroscedastic Proximity Model, HPM)’ 을 사용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공간 투표 모형과의 차이점

  • 기존 모형은 객관적인 정책 거리만 고려하지만,
  • HPM은 유권자의 감정 상태(분노, 혐오, 반감)가 후보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까지 반영함.

🔹 HPM의 핵심 공식

유권자 ii 가 특정 후보 KK 를 선택할 확률은 이념적 거리( dd )비정책적 요인( vv ) 에 의해 결정됨.

여기서,

  • diKd_{iK} = 유권자 ii 가 인식하는 후보 KK 의 이념적 거리
  • viKv_{iK} = 후보 KK 의 능력(competence)에 대한 평가

즉, 유권자는 이념적으로 가까운 후보를 선호하지만, 후보의 능력이나 감정적 요인(부패 스캔들 등)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3️⃣ 감정 변수(부패 스캔들에 대한 분노) 포함

이 연구의 핵심 가설은 부패 스캔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후보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유권자의 감정 반응을 수치화했습니다.

감정 변수 측정 방식

  • 박근혜 부패 스캔들에 대한 분노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얼마나 분노를 느끼십니까?” (0=전혀 없음 ~ 10=극도로 분노)
  • 탄핵 반대(Pro-Park) 집회에 대한 혐오
    • “태극기 집회에 대해 얼마나 반감을 느끼십니까?” (1=전혀 없음 ~ 4=극도로 반감)

예상 효과

  • 분노 점수가 높은 유권자일수록
    • 보수 후보(홍준표, 유승민)를 더 극우적으로 평가 (대비 효과)
    • 진보 후보(문재인, 심상정)를 더 온건하게 평가 (동화 효과)

이를 통해 연구진은 단순한 정책 거리만이 아니라, 유권자의 감정이 어떻게 후보 평가를 왜곡하는지를 수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 4️⃣ 사전 탄핵 vs. 사후 대선 비교 – 감정에 따른 투표 선택 변화 추적

연구진은 박근혜 탄핵 결정 전후의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두 시점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습니다.

사전 탄핵 데이터

  • 보수 후보들의 이념적 거리 =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까운 평가
  • 진보 후보들의 이념적 거리 = 극좌에 가깝게 평가

사후 대선 데이터 (탄핵 이후 분노 심화)

  • 보수 후보들의 이념적 거리 = 더 극우적으로 변화 (대비 효과 증가)
  • 진보 후보들의 이념적 거리 = 더 중도로 변화 (동화 효과 증가)

이러한 변화를 통해, 감정적 반응이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후보 인식 자체를 바꾸는 강력한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입증했습니다.


📊 주요 연구 결과 – 부정적 감정이 보수 후보를 더 극단적으로 만들다

1️⃣ 박근혜 탄핵 스캔들 이후, 보수 후보는 더 극단적으로 보였다 (대비 효과)

  • 박근혜 정부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진 유권자일수록 보수 후보(홍준표, 유승민)를 더 극우적이라고 인식했다.
  • 실제로는 보수 후보들이 선거 전략적으로 중도적 메시지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그들을 더 급진적인 보수로 평가했다.

2️⃣ 반대로, 진보 후보들은 더 온건하게 보였다 (동화 효과)

  • 같은 유권자들이 진보 후보(문재인, 심상정)는 실제보다 더 중도적이라고 인식했다.
  • 즉, 박근혜 탄핵 스캔들로 인해 보수 후보들은 더 극단적으로, 진보 후보들은 더 온건하게 보이도록 유권자들의 인식이 왜곡되었다.

3️⃣ 감정이 강할수록 왜곡 효과가 커졌다

  • 특히 박근혜 탄핵에 대해 '분노(anger)'를 강하게 느낀 유권자들일수록 보수 후보들을 더 멀리, 진보 후보들을 더 가깝게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 이는 단순한 정책 비교가 아니라 정서적 반응이 유권자의 후보 평가를 결정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이 연구가 의미하는 바는?

이 연구는 정치적 인식과 투표 선택에서 감정의 역할을 강조 합니다.

🔹 1. 유권자는 객관적으로 투표하지 않는다

  • 정책이 아니라 감정이 투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 특히, 정치적 스캔들이 발생하면 감정이 정책보다 더 큰 영향을 준다.

🔹 2. 보수 정당에 더 불리한 환경을 조성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패 사건은 단순한 개인 스캔들이 아니라, 보수 정당 전체를 유권자들에게 더 극우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 반대로 진보 정당 후보들은 더 온건하게 보이며 ‘개혁’ 프레임을 구축할 수 있었다.

🔹 3.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

  • 부정적 감정이 강할수록, 유권자들은 상대 진영을 더욱 극단적으로 인식한다.
  • 이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가 단순히 정책 차이가 아니라 감정적 차이에 의해 더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결론 – 감정이 곧 정치다

이 연구는 단순한 ‘부패 스캔들이 보수 정당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넘어서, 부정적 감정이 유권자의 후보 인식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정책 공약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감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입니다. 정치적 스캔들이 발생할 때, 감정적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고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선거 전략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 "사람들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투표한다."
한국 정치에서도 이제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투표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