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리뷰: "The Two-Way Effects of Populism on Affective Polarization"
Braeden Davis, Jay Goodliffe, Kirk Hawkins (2025, Comparative Political Studies)
오늘은 정치학 방법론(Methodology)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비교정치 연구에서 엄밀한 실증 분석을 활용한 논문 하나를 심층적으로 리뷰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Braeden Davis, Jay Goodliffe, Kirk Hawkins가 발표한 Comparative Political Studies 게재 논문, "The Two-Way Effects of Populism on Affective Polarization"입니다.
이 논문은 포퓰리즘(populism)과 정서적 분극화(affective polarization)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데, 특히 기존 연구가 주로 일방향(one-way) 효과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포퓰리즘이 양방향(two-way) 효과를 지닌다는 점을 검증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1. 연구 질문과 가설 설정
이 논문의 핵심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포퓰리즘 정당을 지지하는 개인은 더 높은 수준의 정서적 분극화를 나타내는가? (H1: Individual-Level Hypothesis)
- 국가 전체에서 포퓰리즘의 강도가 높을수록, 비포퓰리스트(non-populists)도 정서적 분극화가 심화되는가? (H2: Country-Level Hypothesis)
즉, 연구자들은 포퓰리즘이 단순히 지지자들의 정서적 분극화(예: 포퓰리스트들이 기존 정치 엘리트를 혐오하는 태도)를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포퓰리스트들도 포퓰리스트들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가지게 만든다는 점을 검증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다층적(multilevel) 분석 모델을 활용하여, 개인 수준(individual level)과 국가 수준(country level)에서 포퓰리즘과 정서적 분극화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2. 데이터 및 변수 구성
연구자들은 대규모 비교정치 데이터셋을 활용하여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2.1 데이터 출처
- Comparative Study of Electoral Systems (CSES)
- 1996~2021년까지 진행된 185개 선거에서 155,000명 이상의 유권자 응답을 포함
- 정서적 분극화(affective polarization) 측정을 위해 활용됨
- Varieties of Democracy (V-Dem) 프로젝트
- V-Party 데이터셋을 활용하여 국가별 및 정당별 포퓰리즘 수준 측정
- 전문가 평가를 바탕으로 정당의 반(反)엘리트적 수사(anti-elite rhetoric) 및 민중 중심적 담론(pro-people rhetoric) 정도를 평가
이 데이터를 통해 연구자들은 개인 수준에서의 포퓰리즘 성향과 국가 수준에서의 포퓰리즘 강도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구축했습니다.
2.2 종속 변수: 정서적 분극화(Affective Polarization)
연구자들은 정서적 분극화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측정했습니다.
- CSES 설문 응답에서 정당 호감도(feeling thermometer) 활용
- 응답자들에게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다른 정당들에 대한 호감도를 0~10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함
- 가장 선호하는 정당과 기타 정당들 간의 감정적 격차를 계산
- 정서적 분극화 지표 구성
- Weighted Distance:
- 지지 정당과 기타 정당의 평균 평가 차이 (각 정당의 득표율을 가중치로 적용)
- Unweighted Distance:
- 단순히 응답자가 부여한 정당 평가 점수의 차이 계산
- Weighted Variation:
- 각 정당 평가 점수의 표준편차를 이용해 측정 (득표율 가중치 적용)
- Weighted Distance:
이처럼 3가지 서로 다른 정서적 분극화 지표를 사용하여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측정 방식에 따른 결과의 강건성(robustness)을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2.3 독립 변수: 포퓰리즘(Populism)
포퓰리즘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두 가지 차원에서 독립 변수를 설정했습니다.
(1) 개인 수준에서의 포퓰리즘 (Individual-Level Populism)
- CSES 데이터에서 응답자가 지지하는 정당의 포퓰리즘 점수를 부여
- V-Party 데이터셋을 활용하여 각 정당의 포퓰리즘 성향(0~1 사이의 연속 변수) 측정
(2) 국가 수준에서의 포퓰리즘 (Country-Level Populism)
- 각국의 포퓰리즘 강도를 전체 정당의 평균 포퓰리즘 점수로 측정
- 특정 정당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에서 포퓰리즘이 얼마나 강한지를 반영
이러한 방식으로 연구자들은 포퓰리즘이 개인의 정서적 분극화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정치적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2.4 통제 변수 (Control Variables)
연구자들은 포퓰리즘 외에도 정서적 분극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했습니다.
- 이념적 극단성(Ideological Polarization): 응답자의 좌-우 이념적 위치와 국가 전체의 이념적 분극화 수준 측정
- 정당 소속감(Partisan Identity): 정당에 대한 개인의 충성도(strength of attachment) 평가
- 경제적 요인: 실업률, 소득 불평등(Gini coefficient)
- 선거 제도(Electoral System): 비례대표제 여부(Proportional Representation)
이러한 통제 변수를 포함함으로써, 연구자들은 포퓰리즘이 정서적 분극화에 미치는 독립적인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3. 분석 방법: 다층 회귀 분석(Multilevel Regression Model)
연구자들은 개별 응답자가 특정 국가와 선거 환경에 속해 있다는 점을 반영하기 위해 다층적(multilevel) 모델링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3.1 다층 모델 적용 이유
- 일반적인 회귀 분석은 개별 응답자들이 서로 독립적인 관찰값이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 하지만 한 국가의 유권자들은 같은 정치적 환경 속에서 투표하므로, 국가 및 선거 수준에서의 집단 효과(group effect)를 고려해야 합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거-국가 수준의 무작위 효과(random effects)를 포함한 다층 회귀 모델(multilevel regression model)을 사용했습니다.
3.2 분석 모델
- 종속 변수(Y): 정서적 분극화(Affective Polarization)
- 1단계(개인 수준)
- 개인이 지지하는 정당의 포퓰리즘 점수 (Individual Party Populism)
- 개인의 이념적 극단성, 정당 소속감, 성별
- 2단계(국가 수준)
- 국가 전체 포퓰리즘 수준 (Country-Level Populism)
- 경제적 요인, 선거 제도, 국가의 이념적 분극화
이렇게 개인 수준과 국가 수준의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계층적 분석 방법을 통해, 연구자들은 포퓰리즘과 정서적 분극화 간의 관계를 더욱 정교하게 분석했습니다.
5. 주요 연구 결과
✅ 포퓰리스트 정당을 지지할수록 정서적 분극화가 증가한다.
- 포퓰리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상대 정당 지지자들에 대해 더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다.
- 이는 단순한 정책 차이가 아니라 강한 감정적 반감에서 기인한다.
✅ 국가 전체에서 포퓰리즘이 강할수록 비포퓰리스트들의 정서적 분극화도 증가한다.
- 포퓰리스트 정당이 강해지면, 그들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더 강하게 반발하게 된다.
- 즉, 포퓰리즘은 단순히 한쪽의 분극화만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 모두를 더 극단화시킨다.
✅ 특히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극우 정당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강하다.
- 기존 연구에서는 극우 정당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적개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봤지만, 이 연구에서는 극우 정당의 "포퓰리즘적 성격"이 반감의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
6. 결론: 포퓰리즘이 양측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든다
이 논문은 포퓰리즘이 정서적 분극화를 심화시키는 양방향적 효과를 강조합니다.
즉, 포퓰리스트들은 상대를 공격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비포퓰리스트들도 포퓰리스트를 더욱 증오하게 되죠.
이는 단순한 학문적 발견을 넘어, 현실 정치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갖습니다.
- 포퓰리즘을 억제하려는 비포퓰리스트들도 똑같이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사회 전체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
- 따라서 비포퓰리스트 진영은 보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포퓰리즘이 포퓰리즘을 낳고, 양측 모두가 적대적으로 변해버리는 현상",
이것이 이 논문의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 논문은 포퓰리즘과 정서적 분극화의 관계를 기존 연구보다 한층 더 깊이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포퓰리즘이 단순히 지지층을 분극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진영도 똑같이 극단화하는 양방향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결국, 감정적인 정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을 던지는 연구라고 볼 수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