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Review

[Text/정치학] Koch and Kupfer (2025) 왜 어떤 의원은 토론을 걸고, 어떤 의원은 피할까? (EJPR)

Dr. Julia 2025. 4. 16. 06:23

🏛️ 왜 어떤 의원은 토론을 걸고, 어떤 의원은 피할까?

👉 독일 연방의회의 3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 이 논문이 묻는 질문

국회의원(MP)들은 언제 동료에게 발언을 걸어 토론을 시도하고, 언제 그 제안을 피할까? 이 논문은 이런 의사소통의 전략적 선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합니다.

📌 핵심 키워드

  • 담론(Discourse)
  • 개입(Intervention, Zwischenfragen)
  • 이념 차이
  • 여야 관계
  • 텍스트 데이터 분석

 

1️⃣ 선행연구 리뷰 📚

의회에서의 토론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정치인의 이미지 구축, 정당 간 갈등 표출, 정책 입장 신호 보내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와 관련한 선행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큰 흐름으로 나뉩니다.

🧩 (1) 의회 토론의 상호작용적 성격

  • 의회는 단순히 발언자가 혼자 말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다른 의원들의 박수(applause), 야유(interjection), 개입(intervention) 등을 통해 쌍방향적(dialogical) 상호작용이 빈번히 일어납니다.
  • 특히 Ilie(2003, 2010a, 2010b)는 이를 identity co-construction이라고 부르며, 의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과 상대의 정치적 이미지를 구성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 Bull(2016)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청중 반응을 유도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구성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강조합니다.

📌 인용:
Ilie, C. (2010a). Identity co-construction in parliamentary discourse. In European Parliaments under Scrutiny.
Bull, P. (2016). Claps and claptrap: The analysis of speaker-audience interaction in political speeches.
Fetzer & Bull (2012). Doing leadership in political speech: Semantic processes and pragmatic inferences.

🧩 (2) 의원들의 전략적 발화

  • 의원들은 자신이 유리한 시점에 발언을 하고, 발언 중에 타인의 개입을 유도하거나 차단하기도 합니다.
  • 특히 Strøm(1997)은 의원들이 정책 목표, 재선 가능성, 커리어 advancement를 위해 전략적으로 발언한다고 설명합니다.
  • Burkhardt(1995, 2004, 2020)는 개입(interventions)이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임을 보여줍니다.

📌 인용:
Strøm, K. (1997). Rules, reasons and routines: Legislative roles in parliamentary democracies.
Burkhardt, A. (1995). Zwischenfragen und Kurzdialoge im Bundestag.
Burkhardt, A. (2020). Zwischenrufe, Zwischenfragen, Kurzinterventionen.

🧩 (3) 누구의 목소리가 더 자주 들리는가?

  • 젠더, 경력, 선출 방식 등 개인 특성도 의회 발화에 영향을 줍니다.
  • 여성 의원은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은 **비공식적 방해(interruptions)**를 경험하고, 발언권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Ash et al., 2024; Miller & Sutherland, 2023).
  • 초선 의원보다 다선 의원이 개입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지역구에서 직접 선출된 의원들은 비례대표보다 담론에 더 적극적입니다 (Diener, 2024; Zittel et al., 2019).

📌 인용:
Ash, E. et al. (2024). Gender and reactions to speeches in German parliamentary debates.
Miller, M. G. & Sutherland, J. L. (2023). The effect of gender on interruptions at congressional hearings.
Zittel, T. et al. (2019). Geographic representation in party-dominated legislatures.


2️⃣ 이론적 틀: 두 단계 모델 🧩

Koch와 Küpfer는 의원 간 토론(discourse)이 형성되는 과정을 ‘초대’와 ‘응답’이라는 두 단계로 나눠서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누가 말을 많이 했는지를 넘어서,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걸고, 누가 그 요청을 수용하는지에 집중합니다.

🔹 1단계: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가?"

  • 이 단계는 intervention의 시도를 다룹니다.
  • 의원이 다른 의원에게 개입을 요청하는 것은 단순한 공격이 아닌 공개적인 대화의 요청입니다.
  • 이때 의원은 **이념적 차이(ideological distance)**가 클수록 더 많이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Poljak, 2023; Küpfer et al., 2025).
  • 또한, **야당(opposition)**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여당에게 더 자주 말을 겁니다 (Klüver & Spoon, 2020; Tuttnauer & Wegmann, 2022).

🧠 가설 H1a: 두 의원 간 이념 차이가 클수록, 개입 시도 확률이 높다.
🧠 가설 H2a: 야당 의원이 여당 의원에게 개입을 더 자주 시도한다.

📌 인용:
Küpfer, A. et al. (2025). The sound of party competition: How applause reflects unity, disagreement, and the electoral cycle in parliaments.
Poljak, Ž. (2023). Parties’ attack behaviour in parliaments.
Klüver, H., & Spoon, J.-J. (2020). Helping or hurting? How governing as a junior coalition partner influences electoral outcomes.
Tuttnauer, O., & Wegmann, S. (2022). Voting for votes: Opposition parties’ legislative activity and electoral outcomes.

🔹 2단계: "누가 요청을 수락하는가?"

  • 개입 요청을 받은 의원은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 대화를 수락하거나, 👉 거부하고 발언을 계속함.
  • 하지만 수락은 정보의 비대칭성과 위험이 존재합니다.
    → 요청자는 준비가 되어 있으나, 요청을 받은 의원은 즉흥 대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이념 차이가 클수록 위험 부담이 커져, 개입 수락 확률이 낮아집니다 (Otjes & Louwerse, 2018).
  • 특히 여당 의원은 야당의 공격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야당의 요청을 더 자주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도 제시됩니다.

🧠 가설 H1b: 이념 차이가 클수록, 요청 수락 확률은 낮다.
🧠 가설 H2b: 여당 의원은 야당의 개입 요청을 더 자주 거부한다.

📌 인용:
Otjes, S., & Louwerse, T. (2018). Parliamentary questions as strategic party tools.
Proksch, S.-O., & Slapin, J. B. (2012). Institutional foundations of legislative speech.

3️⃣ 데이터와 방법론 🔬

이 연구는 독일 연방의회(Bundestag)에서 이루어진 **개입 발언(Zwischenfragen)**을 중심으로, 의원 간의 담론이 언제 형성되고, 언제 회피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합니다. 특히 30년에 걸친 방대한 의사록을 바탕으로 총 14,595건의 개입 시도를 수집하고 분석했다는 점에서, 데이터 구축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학술적 기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데이터 출처와 구조

✅ ① 분석 대상: Zwischenfragen (개입 질문)

  • ‘Zwischenfragen’은 독일 연방의회에서 의원이 연설 중인 다른 의원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 발언을 요청하는 공식 절차입니다.
  • 발언 중인 의원은 개입 요청을 허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으며, 그 여부가 회의록에 명시됩니다.
  • 이 구조는 연구자가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걸었고, 누가 그것을 수락했는가”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 ② 분석 기간: 1990년 ~ 2020년

  • 독일의회 12차부터 19차 입법기까지, 총 30년간의 데이터를 포함합니다.
  • 총 14,595개의 개입 시도 중, 실제 허용된 비율은 약 83.8% (나머지 16.2%는 거절됨).

✅ ③ 자료 출처: GermaParl 코퍼스

  • GermaParl은 독일 의회의 공식 회의록을 정리한 텍스트 데이터베이스입니다 (Blätte, 2020).
  • 각 연설의 날짜, 연사, 소속 정당, 안건 번호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시간대별·정당별 분석이 가능합니다.

🛠️ 데이터 처리 및 전처리 방법

이 논문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텍스트 마이닝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데이터 자동화 처리 과정이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 ① 개입 시도 탐지 (Stage 1: 개입 요청 탐색)

  • 연구진은 회의록 전체에서 “개입 시도”가 있었던 부분을 **패턴 인식 기반의 규칙(rule-based patterns)**으로 자동 탐지.
  • 예: “Darf ich eine Zwischenfrage stellen?”(제가 질문해도 될까요?) 같은 문구를 중심으로 검색.
  • 비언어적 개입 시도(예: 손 들기)를 반영한 표현까지 포함하여 탐지 정확도를 높임.

🧠 ② 개입 수락 여부 분류 (Stage 2: 수락/거절 여부 판단)

  • “Bitte sehr.”, “Nein, ich möchte fortfahren.” 등 전형적인 수락·거절 문구를 분류해, 개입 요청의 성공 여부를 이진 변수로 코딩.
  • 화자의 응답이 시작되었는지(스피커 교체 여부)를 기반으로 한 자동 식별 알고리즘도 추가됨.

🧾 ③ 의원 정보 연결: Named Entity Recognition (NER)

  • 질문자와 연설자의 이름을 인식하고, Comparative Legislators Database (Göbel & Munzert, 2022)와 매칭해 정당, 여야, 성별, 경력 등 메타데이터 추가.

🧮 ④ 이념 차이 측정: Manifesto Project 데이터 활용

  • Manifesto Research on Political Representation (Lehmann et al., 2024)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의원 간의 **이념 거리(0~6점 척도)**를 계산.
  • 예: 자유민주당(FDP) 의원과 좌파당(Die Linke) 의원 간 거리는 약 5점 수준.

📈 분석 설계: 두 단계 추정 전략

이론적 틀에서 설명한 **‘초대’와 ‘응답’**이라는 두 단계 모델을 기반으로, 두 가지 회귀분석을 진행했습니다.


🔷 Step 1: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가?

  • 데이터 단위: 연설 하나마다, 개입이 가능했던 모든 의원 쌍(MP dyads)을 생성 → 약 6천만 쌍!
  • 모델: Poisson 회귀 (개입 시도 수는 count data이므로 적합)
  • 종속변수: 특정 의원이 연설자에게 개입을 시도했는가 (0 또는 1)
  • 독립변수:
    • 이념 거리
    • 야당 의원 → 여당 연설자 여부
    • 의원 고정효과, 입법기 고정효과

🔷 Step 2: 누가 개입 요청을 받아들이는가?

  • 데이터 단위: 실제로 개입이 시도된 14,595건
  • 모델: 일반화 선형모형 (Generalized Linear Model, GLM)
  • 종속변수: 개입이 허용되었는가 (0/1 이진변수)
  • 독립변수: 동일하게
    • 이념 거리
    • 여당 연설자 vs. 야당 질문자
      • 추가 설명변수 (성별, 경력, 선출방식 등)

🧪 추가 설명변수들

  • 성별: 남성 의원 간 개입 시도가 더 활발 (Ash et al., 2024).
  • 경력(tenure): 초선 의원이 개입을 더 자주 시도, 그러나 경력 있는 의원이 더 자주 수락.
  • 직접선출 vs 비례대표: 직접선출 의원이 담론에 더 적극적.
  • 거대연정 여부도 통제: CDU-SPD 간 연정 시에는 여야 구분이 덜 명확해질 수 있음.

📊 요약: 데이터와 방법론의 강점

항목설명
분석대상 1990–2020년 Bundestag 개입 발언 (14,595건)
핵심변수 이념 거리, 여야 관계, 개입 시도 여부, 수락 여부
모델 Poisson 회귀 (개입 시도), GLM (수락 여부)
데이터 출처 GermaParl, Manifesto Project, Comparative Legislators DB
자동화기술 Named Entity Recognition, 규칙기반 텍스트 분류, 고정효과 모델

 

 

4️⃣ 주요 결과 📈

이 논문은 두 가지 질문에 답합니다:

  1.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가?
  2. 누가 그 말을 받아들이는가?

각각의 질문에 대해, 연구자는 두 단계 분석을 실시했고, 아래와 같은 정량적 결과와 해석을 제시합니다.


🔹 Step 1.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가? (개입 시도)

📊 이념 차이가 클수록, 개입 시도 확률은 높다

  • 이념 거리 1점 증가당, 개입 시도 수는 평균적으로 1.32배 증가
  • 즉, 정치적으로 멀리 떨어진 의원일수록 서로 말걸 확률이 높음

👉 예시: 좌파당(Die Linke) 의원이 우파인 기민당(CDU) 의원에게 개입 요청을 할 확률이, 같은 진영 내 의원에게 요청하는 것보다 훨씬 높음

H1a 지지: 이념적으로 멀수록, 개입 시도 많아짐

📊 야당 → 여당 개입 시도는 훨씬 더 많다

  • 야당 의원이 여당 연설자에게 개입 시도할 확률4.22배 더 높음
  • 이는 여당이 제시하는 정책이나 의견에 대해 공개 비판을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 가능

H2a 지지: 야당 의원일수록 여당 의원에게 개입 시도를 많이 함


🔹 Step 2. 누가 개입 요청을 받아들이는가? (개입 수락)

📉 이념 차이가 클수록, 개입 수락 확률은 낮아진다

  • 이념 거리가 1점일 때 개입 수락 확률: 약 96%
  • 이념 거리가 5점일 때 수락 확률: 약 85%
  • 이념적으로 멀수록, 연설자가 "No, I want to continue"라고 말하며 개입을 거절할 가능성이 커짐

H1b 지지: 이념 차이가 클수록, 개입 수락 확률이 유의미하게 감소

❓ 여당 의원은 야당 개입 요청을 피하는가?

  • 야당→여당 개입 시 수락 확률이 낮은 경향은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음
  • 따라서 정부 여당 의원들이 체계적으로 야당 개입을 거부한다고 보긴 어려움

H2b는 부분적으로만 지지됨: 효과 방향은 예상과 일치하지만 통계적으로 약함


📈 시각화된 결과 요약 (논문 Figure 5 기준)

이념 거리개입 시도 확률 (Stage 1)개입 수락 확률 (Stage 2)
0점 (동일 정당) 낮음 매우 높음 (96% 이상)
3점 중간 약 90%
5점 이상 매우 높음 (개입 시도) 낮음 (~85%)

🔍 추가 설명변수 결과 (Figure 6 기준)

🧑‍🤝‍🧑 성별 (Gender)

  • 남성 의원 쌍에서 개입 시도와 수락 모두 더 자주 발생
  • 여성 의원은 여전히 개입을 시도하거나 받아들이는 비율이 낮음 → 젠더 기반 불균형 존재

📅 경력 (Tenure)

  • 초선 의원: 개입을 더 자주 시도함 → 존재감 확보를 위한 전략
  • 다선 의원: 개입 요청을 더 자주 수락함 → 토론에 자신감 있고, 위험 감수 가능

🗳️ 선출 방식 (Mandate type)

  • **직접 선출된 지역구 의원(direct mandate)**은 비례대표(list mandate)보다 개입 시도·수락률이 모두 높음

📌 요약하면...

분석 항목결과 요약해석
이념 차이 멀수록 개입 시도 증가, 수락 확률은 감소 공격은 적극적, 수용은 소극적
야당 vs 여당 야당이 더 많이 개입 시도 책임 없는 공격자의 전략
성별 남성 쌍에서 상호작용 많음 젠더 기반 발화 불균형
경력 초선은 개입 시도, 다선은 수락 경향 전략적 학습 및 경험의 효과
선출 방식 지역구 의원이 더 활발 지역구 유권자에게 ‘보여주기’ 전략

🎯 핵심 메시지 정리

🗣️ 의원들은 이념적으로 멀어질수록 서로 말은 더 자주 걸지만, 그 말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줄어든다.

이러한 발견은 오늘날의 정치에서 점점 더 심화되는 정당 간 분열과 양극화가 단지 ‘말싸움’의 증가가 아니라, 실제 ‘의미 있는 토론’의 회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