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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Langerkamp (2025) 외로움은 어떻게 극단주의로 이어지는가?

Dr. Julia 2025. 5. 8. 02:07

외로움은 어떻게 극단주의로 이어지는가?

― 사회적 박탈감, 극우주의, 여성혐오 급진화 간의 연결 고리를 찾아서

Alexander Langenkamp (2025)


🧭 글의 개요

외로움은 단지 우울하거나 쓸쓸한 감정이 아닙니다. 최근 정치심리학 및 사회학 연구들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정치적 태도, 특히 극우 포퓰리즘 및 여성혐오적 극단주의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 사회학과 Alexander Langenkamp 교수가 발표한 논문(2025)을 바탕으로, 외로움이 극단적 정치 태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떤 심리적·인지적 기제가 작용하는지, 그리고 '인셀(incel)' 현상과 같은 실제 사례에서 이를 어떻게 볼 수 있는지를 다층적으로 정리합니다.


🔍 1. 외로움과 사회적 박탈감: 정의와 이론적 배경

Langenkamp은 외로움을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실제로 가용한 관계 간의 괴리로부터 비롯된 고통스러운 주관적 경험"**으로 정의합니다(de Jong Gierveld et al., 2018). 이 외로움은 ‘객관적 고립’과는 다르며, 사회적 박탈감(social deprivation)의 한 형태입니다.

외로움, 오스트라시즘(ostracism), 배제(exclusion) 등은 모두 의미 있는 사회적 연결이 부족한 상태를 지칭하지만, 구체적 작동 방식이나 경험 양상은 다릅니다(Spithoven et al., 2017; Renström et al., 2020).

이러한 사회적 박탈은 단순히 심리적 고통에 그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칩니다:

  • 사회적 신뢰 약화 (Langenkamp, 2023; Rotenberg et al., 2010)
  • 부정적 인지 편향 강화 (Morr et al., 2022; Cacioppo & Hawkley, 2009)
  • 공포 기반 감정 상태로의 이행 (Jost et al., 2017)
  • 배타적, 음모론적 정치 태도 형성 (Floyd, 2017; Jolley et al., 2023)

이러한 정서적·인지적 변화는 결국 정치적으로는 극단적 정당 지지, 권위주의적 성향, 인종차별적 신념, 반페미니즘적 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2. 외로움과 극우 포퓰리즘 정당 지지: 실증적 연구

유럽을 중심으로 외로움과 극우 정당 지지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연구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습니다.

  • Peterson et al. (2025): 유럽 9개국(N=40,852) 대규모 패널 데이터를 통해 외로움과 극우 포퓰리즘 정당 지지가 유의미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실증.
  • Manunta et al. (2022): 사회적 배제 경험이 정체성 위협을 유발하고, 포퓰리즘 지지로 이어짐.
  • Neu et al. (2023): 독일 단면연구에서 외로움과 반민주주의, 음모론 신념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 발견.
  • Jolley et al. (2023): 외로움은 세금을 거부하거나 비정상적 정치 행동에 대한 정당화와도 연결됨.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오스트라시즘 등 다른 사회적 박탈 지표가 극우 지지와 연관되지 않는다는 상반된 결과도 존재합니다(Bogatyreva et al., 2024).


🧠 3. 외로움 → 인지적 경직성 → 단순화된 정치서사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은 ‘인지적 폐쇄성(need for cognitive closure)’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De Zavala & Van Bergh, 2007; Panno et al., 2018). 즉,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단순하고 명료한 해답을 갈구하게 되며, 이는 권위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정치 서사와 쉽게 결합됩니다.

Langenkamp(2025)는 이런 경향이 극우 포퓰리즘의 전형적 메시지(“우리가 그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기존 체제를 뒤엎자”)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 4. 인셀(incel)과 여성혐오 극단주의: 외로움이 만든 위험한 공동체

Langenkamp는 외로움이 단지 정당 지지 수준의 태도 변화만이 아니라, 개인 급진화와 연결된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인셀(incel) 운동과 마노스피어(manosphere)입니다.

  • 인셀(incel): '비자발적 독신자'로 자처하는 젊은 남성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혐오, 좌절, 소외감이 짙게 나타남(Ging, 2019; Tietjen & Tirkkonen, 2023).
  • 마노스피어: 남성 우월주의, 성적 지배, 공격성을 미화하는 온라인 공간(Farrell et al., 2019).

이런 커뮤니티에서는 다음과 같은 양상이 관찰됩니다:

  • 폭력적 언어와 현실 세계 공격 연계 (Regehr, 2022; O’Donnell & Shor, 2022)
  • 자기비하적 사고와 여성에 대한 성적 권리 주장 (Sparks et al., 2024)
  • 외로움의 다차원성: 단지 성적 고립이 아닌 사회적·우정적 고립까지 포함(Tietjen & Tirkkonen, 2023)

특히 Tietjen & Tirkkonen (2023)은 극단화된 인셀 선언문을 분석해 외로움이 급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동기였음을 규명했습니다.


❗ 5. 비판적 검토와 향후 과제

논문은 외로움과 극단화 사이의 연결 가능성을 잘 보여주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1. 개념의 모호성
    외로움, 사회적 배제, 오스트라시즘 등이 구분되지 않고 혼용됨. 특히, 외로움에도 정서적·문화적·사회적 외로움 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분화가 필요함.
  2. 인과성의 부족
    대부분의 연구가 단면조사이기에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음. 장기적 패널 연구 필요(Langenkamp, 2023).
  3. 급진화된 개인에 대한 연구의 부족
    연구 대상이 대부분 일반 대중이며, 실제로 극단화된 개인(예: 테러 가담자, 인셀 테러범)의 심층적 정성적 연구는 매우 제한적임(Brown et al., 2021).
  4. 조건부 영향 검토의 필요
    외로움을 겪는 사람이 모두 극단화되는 것은 아님. Iqbal et al. (2022)는 정치적 효능감이 낮은 외로운 사람에게서만 폭력적 극단주의 지지가 나타난다고 분석.

🧾 마무리: 고립된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안전한가?

이 논문은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는 외로움이라는 현상이 단지 개인적 고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합과 민주주의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외로움은 극우주의뿐 아니라, 여성혐오, 음모론, 체제 파괴적 충동까지 이끌 수 있으며, 이는 점점 현실의 정치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