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Review

[논문리뷰] Han et al (2022) 뉴스 댓글 섹션과 온라인 에코 챔버

Dr. Julia 2025. 1. 8. 21:15

 

안녕하세요! 오늘은 "뉴스 댓글 섹션과 온라인 에코챔버"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연구는 한국의 뉴스 포털 네이버(Naver)에서 수집한 방대한 댓글 데이터를 통해 온라인 에코챔버(동질적 정보에만 노출되는 환경)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현상이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 매체에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탐구했습니다.


연구 배경: 에코챔버란 무엇인가?

에코챔버란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이나 의견만 접하며, 반대 의견에는 노출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이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알고리즘에 의해 개인 맞춤형 뉴스가 제공되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매체만 소비하는 경향(선별적 노출)이 그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우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정치적 성향이 다른 매체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고, 알고리즘이 반드시 동질적 정보만 추천하지는 않는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논문은 뉴스 댓글 섹션이 에코챔버의 새로운 실험 장소가 될 수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질문: 뉴스 댓글 섹션은 에코챔버인가?

이 연구는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RQ1: 뉴스 댓글 섹션에서 사용자의 정치적 성향이 해당 매체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는가?
  2. RQ2: 사용자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다른 매체에도 댓글을 남기는가?

 


 

연구 방법: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했을까?

이 연구는 철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과정을 거쳤는데요, 총 6개월(2019년 1월 1일 ~ 7월 6일) 동안 최저임금이라는 키워드로 네이버에서 관련 뉴스와 댓글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1. 데이터 수집

  • 보수 성향 매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 1,094개의 기사와 291,780개의 댓글 수집
  • 진보 성향 매체: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 473개의 기사와 99,912개의 댓글 수집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네이버의 가장 많이 댓글이 달린 기사 42,896개를 대상으로 추가로 3,800만 개의 댓글도 크롤링했습니다. 이를 통해 딥러닝 기반 텍스트 분류기를 훈련할 데이터를 확보했죠.

2. 정치적 성향 분석: KorBERT 모델

네이버 댓글은 비공식적이고 불규칙적이라 전통적인 분석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KorBERT라는 한국어 특화 딥러닝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KorBERT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댓글의 정치적 성향(진보, 보수, 중립)을 분류했어요.

  1. 사전 훈련(Pre-training): 뉴스 기사와 백과사전 데이터를 통해 한국어 문맥을 이해하도록 학습.
  2. 미세 조정(Fine-tuning): 연구팀이 수작업으로 라벨링한 4,872개의 댓글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델을 세부적으로 조정.

3. 댓글 데이터 확장

라벨링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특정 사용자가 작성한 여러 댓글의 평균 성향을 계산해 추가 라벨링을 했습니다.

  •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작성한 댓글 중 80% 이상이 보수 성향이라면 그 사용자의 나머지 댓글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
  •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35,070개의 균형 잡힌 학습 데이터를 생성했습니다.

4. 모델 성능 평가

분류기의 성능은 정확도(Accuracy), 정밀도(Precision), 재현율(Recall)로 측정되었습니다.

  • 정확도: 81% (진보와 보수를 정확히 분류)
  • 정밀도: 97% (잘못된 분류 확률은 3% 미만)
  • 재현율: 진보 82%, 보수 80%

결과: 댓글 섹션은 정말 에코챔버일까?

1. 보수 매체 vs 진보 매체 댓글의 차이

보수 매체 댓글 섹션은 매체의 정치적 성향과 강하게 일치하는 반면, 진보 매체 댓글 섹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 보수 매체 댓글 섹션
    • 73%의 댓글이 보수 성향.
    • 보수 매체가 에코챔버처럼 작동할 가능성이 높음.
  • 진보 매체 댓글 섹션
    • 댓글 중 48.5%만이 진보 성향.
    • 나머지 51.5%는 진보 매체의 정치적 성향과 불일치, 더 다양한 의견 반영.

2. 이념적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사용자들

댓글 작성자가 자신과 다른 정치적 성향의 매체에도 댓글을 남겼는지 분석한 결과:

  • 진보 매체 댓글 작성자의 37.3%는 보수 매체에도 댓글 작성.
  • 반대로, 보수 매체 댓글 작성자의 17.2%만이 진보 매체에 댓글 작성.
  • 이는 보수 사용자들이 더 강한 이념적 동질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3. 댓글 작성자 유형 분류

연구팀은 이념적 경계를 넘나드는 댓글 작성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 단호한 이념주의자(81%): 항상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유지하며 댓글 작성.
  • 의견 변경자(12%): 매체 성향에 따라 입장을 바꿈.
  • 반대자(7%): 매체의 정치적 성향과 항상 반대되는 댓글 작성.

이 중 "단호한 이념주의자"는 에코챔버 가설에 반하는 중요한 증거를 제공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반대 성향 매체에도 활발히 참여했기 때문이죠.


결론: 댓글 섹션, 에코챔버를 넘어서

이 연구는 보수 매체가 에코챔버처럼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진보 매체는 더 다양한 의견을 허용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또, 이념적 경계를 넘나드는 사용자의 존재는 온라인 뉴스 댓글 섹션이 단순한 에코챔버를 넘어, **Public Sphere 2.0(온라인 공론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